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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테크에 발을 담그다

비마인 2022. 1. 6. 15:37



#1

내가 남편과 결혼했던 시절
바야흐로 2015년쯤에는 정말 천진난만한 애들마냥
부동산의 , 투자의 자도 몰랐다.

지금에서야 그때를
'행복한 고구마 시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1998년에 지어진 24평의 구축 집을 매매해
소소하게 고쳐서,

거기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것이 마냥 행복하고 좋았다.

'내 가족이 편하게 지낼 집 한칸이 있으면 된 거지, 비싼 집이 무슨 소용이냐.'
- 는 것이 우리 아부지 평생 철학이신데,
그걸 그대로 답습하고 자란 덕분인지 남들의 비싸고 좋은 집이 딱히 부럽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일단은 그럴 돈도 없었으며 의지도 없었던 것이 사실.




#2

그러다 2018년이었나?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다른 세계에 눈을 뜬거다.
안타깝게도 그 시작은 엄친딸의 부동산 성공기를 들으면서부터...


(... 이 부분은 생략한다.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을 것을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누가 그런 말을 했지, 부동산을 아는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고.)


언젠가 이걸 긍정적으로 풀어서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이후로 내가 사는 집이 만족스럽지 않기 시작했다.

지금에서야 말이지만 그때의 내 집아 미안해.
너도 충분히 괜찮은 집이었고
3년 가까이 우리의 행복한 보금자리였어.





#3

아무튼 이대로 멈춰있으면 안되겠다 싶은 생각에
아기를 낳은지 100일도 안되어서 결국 신혼집을 팔았다.

남편은 아파트를 판 돈과 우리가 모은 돈을 합쳐
서울 전세를 들어가자고 했지만
(??? 뭐야 진짜... 엎드리세요.)

내가 우기고 우겨.. 눈물로 호소해...
이 작은 돈을 반으로 나누어..

한쪽으로는 서울 외곽의 아파트 한채를 사고,
한쪽으로는 대출을 끼고 전세를 들어갔다.


물론 그 때의 선택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던 것이,
매수한 아파트 가격은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지만 적당히 올라줬고

만약 그 때 몰빵해서 전세를 들어갔더라면
지금쯤 땅을 치고 있지 않을까 한다.


남편은 나한테 평생 고마워해야 할 일.




#4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법.
양도소득세라고 들어보셨는지...



우리가 서울집을 매수했을 때는 2018년 가을.
바로 서울 전 지역이 조정지역이 되어,
양도세에 비과세가 적용되려면
실거주 2년 조건이 충족되어야 했음을...

'헤헷 집값이 오르면 세금 정도야 어찌 되겠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매수했던
그때의 우리의 명치를 쎄게 치며

결국 비과세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쌩으로 세금을 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날이 오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많은 고민과..

그보다 더 많은 대화를 거쳐....

남편과 나는 소중한 이 집을 비과세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를테면 몸테크랄까?
누가 그러더라. 절세가 최고의 재테크라고.
예전에는 그 말이 굉장히 멀게만 느껴졌는데
이제는 내가 내 입으로 하고 있다.


아니 손가락으로.




#5

1. 우리가 산 서울집(외곽이지만 서울은 서울이니까 이렇게 부를 것이다 내맴)은 내 직장과 1시간 반거리다.
2. 우리는 자금이 넉넉한 편이 아니고, 애초에 비과세를 결심한 것도 그 한푼이 몹시 소중하기 때문이다.
3. 우리 둘만 있다면 크게 문제가 없었겠지? 하지만 우리에겐 먹이고 입히고 보살펴야 할 소중한 현이가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가 하는 짓이
몸테크라고 불리우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한살이라도 젊을 때 몸빵으로 해결해야 할 일.


아무튼 비과세를 만들기 위해
몸테크를 시작하게 될 것은

2023년 2월경으로 보이는데,
1년하고도 좀 더 남았나?

그 때 세입자분을 보내드리며 드려야 할 전세금과 인테리어비 마련,
다달이 나갈 돈들을 마련하며 준비해가는
고군분투기를 여기에 기록해보고자 한다.




#5

우리의 목표는 소박하다.

이러쿵저러쿵 힘들게 굽이굽이 돌아간다 해도
우리의 아이를 무탈하게 키울만한 곳에 정착하는 것.

물론 어쩌다 대박이 나서 부자가 되는 것도 좋겠지만
그런 것은 정말 '어쩌다' 일어나는 요행같은 일이므로
그런 막연함에 나의 정신력을 쏟고 싶지는 않다.

나, 남편, 현이 이렇게 세 가족이
무난하게 그리고 무탈하게

일상을 해내며 꿈을 키워가는 공간을 찾는 것이
내 목표라면 목표다.


그곳이 어디가 될지,
언제가 될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기록하는 것이
더욱 도움으로 돌아오리라고 믿는다.




부디 5년 후쯤에는 나를, 그리고
우리 가족을 꽉 채워주는 집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며(5년 후 나야 안녕? 부자는 됐니? 잘 사니 회사는 계속 다니니?)
이곳에 쓴 글들을 돌아볼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래본다.